"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장 28절
3년 전 아버지는 거동 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아프셨습니다.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의사들이 자녀들의 동의를 구하였지만
아버지는 수술을 거부하셨습니다. 살만큼 사셨다고.
수술하지 않으면 장례를 준비하라고 했습니다. 장에 구멍이 생겨 빨리 수술해야 하고
수술을 해도 남은 평생을 대소변 주머니를 차고 살아야 한다 했습니다.
기적적으로 몸이 나으셨습니다. 며칠 만에 걷더니 퇴원을 하셨습니다.
아마 그때 수술을 했다면 3년을 살기는 힘드셨을 것입니다.
그 이후로도 몇 번 장례를 준비해야 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늘 같은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자녀들은 걱정하고 아버지는 괜찮다고 하시고.
올해 93세입니다. 며칠 전 다시 몸이 안 좋아지셨고, 거동이 불편합니다.
자녀들에게 기도 부탁을 하십니다.
"너무 많이 아프지 않게 하나님 나라에 갈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건강해지도록 기도 부탁을 하신 적이 없습니다.
늘 하나님의 나라를 사모하셨고, 몇 해 전부터 엄마가 보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93세의 아버지도 엄마가 보고 싶습니다.
많이 아프시다는 연락을 받고 전화를 드리니
"난 괜찮다. 교인들은 아무일 없이 잘 지내고 있느냐?" 늘 똑 같은 말씀입니다.
자신보다 교회가 더 우선이고, 중요합니다.
진통제도 듣지 않는 고통 중에 있으시면서도 늘 괜찮다고 하십니다.
지난주 설교 때 아버지와 함께 떠난 가족 여행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마 20년이 다 되어 갈 겁니다. 준수 예리가 어릴 때, 아버지가 은퇴를 하시고
온 가족이 가족 여행을 한번 갔습니다. 늘 목회로 바쁘셔서 가족 여행을 간 기억이 없습니다.
아주 어릴 때, 당일치기로 간 기억은 있습니다.
강원도 바닷가에 숙소를 잡고 캐나다 형님 가족을 빼고 다 모였습니다.
2박 3일간의 여행은 수련회였습니다.
아침 먹고 2시간 예배 드리고, 저녁 먹고 2시간 예배 드리고.
예배 시간 외에도 성경에 대해 목회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목사였지만 아버지의 예배를 향한 마음은 참 지독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먼 곳까지 가서 물놀이 한번 제대로 못하고, 외식 한번 못하고
교회 수련회보다 더 긴 시간 예배를 드리고 왔습니다.
20년이 다 지나서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받은 은혜가 우리와 달라서 그렇습니다.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서 어릴 적 할머니의 기적 같은 병 고침으로 믿음의 가문이 되었고
아버지도 죽을 병에 걸렸다가 선교사님의 도움으로 이십 대에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사십을 넘기기 힘들다고 의사는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늘 사십 이후의 삶은 은혜의 삶이라 하셨습니다.
목회에도 큰 은혜가 있어 은퇴하는 순간까지 부흥하였습니다. 100배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할머니를 통해 들어온 복음으로 직계 후손들 중에 10명이 넘는 목회자와
대부분이 중직자로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그렇게 지독하게 신앙 생활 하시는 이유는 아버지가 받은 은혜가 달라서 그렇습니다.
밤낮없이 성도가 필요한 곳을 찾아가셨습니다.
큰 교회 목사로 사는 것에 너무 조심스러우셨고, 늘 검소하셨습니다.
3년 전 위독하신 후로 늘 아버지를 뵐 때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아버지는 죽음의 두려움을 자녀들에게 조금도 보이지 않으십니다.
"오늘 죽어도 하나님의 나라에 가는 거니 슬퍼하지 말라."
"주어진 사명 잘 감당해라." 아들 셋 다 목사인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다고 하시는 아버지.
오늘 교회 아이들을 데리고 부산 찬양 세미나에 가야 합니다.
푹 자야 하지만 잠시 잠들었다가 아버지 생각에 깨었습니다.
새벽기도 전에 아버지를 위해 기도하러 교회에 왔습니다.
평생을 고대하고 기다리던 하나님의 나라에 너무 고통스럽지 않게 가시기를.
자녀들 중에 신앙생활 대충 하는 자녀가 없으니 평안하게 주의 나라에 이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