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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러 올라와야 해. 안 그러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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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태환목사
댓글 0건 조회 367회 작성일 23-08-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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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해녀들의 삶을 그린 영상을 봤습니다. 해녀 할머니와의 대화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릴때부터 물질을 하신 할머니는 이제 연세가 80이 다 되어 가십니다. 60년 넘게 해녀로 사셨다고 합니다. 


PD가 물어봅니다. 

"물질 할 때 제일 중요한게 뭐예요?" 

그 질문에 의외의 대답을 하십니다. 

"제 때 올라와서 숨을 쉬어야 해. 안그러면 죽어"

웃으며 하시는 말씀이지만 중요한 말씀입니다. 

가끔 올라가는 시간을 생각하지 않고, 눈 앞의 전복을 따다가 큰일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그 대화가 마음에 남습니다. 물 속은 할머니에게 직장이고 삶의 자리입니다. 

해산물을 캐서 자녀를 키웠고, 결혼도 시켰고, 지금도 먹고 살고 있습니다. 

물속에서 모든것을 얻지만 숨을 쉬러 올라오지 않으면 안됩니다. 전복을 캐고 해삼을 캐는 시간보다 중요한것은 숨을 쉬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유명한 소통전문가인 김창욱씨가 자기 고향인 제주도에 가서 비슷한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20년간 쉬지 않고 강의를 했고, 소통전문가로 살았는데, 

                                        정작 나는 숨을 참고 사는 시간이였다."


남들 앞에서는 웃고 유쾌한 강의를 했는데, 정작 자신은 '우울증'과 '불안'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은 버틸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쉴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잠시 쉬면 지금까지 이룬 모든것을 잃을까봐, 도태될까봐 숨을 쉬지 못하고 살았다는 것입니다.

코로나가 터지고 강의가 취소되면서 숨을 쉴 시간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쉼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숨을 참고 사는것 같습니다. 숨을 참으면 조급해지고 여유가 없어집니다. 

다른 사람의 말이 귀에 잘 들리지도 않습니다. 내가 해야할것만 보이게 됩니다. 


문득, 20대 부터의 삶을 돌아보면 너무 오래 숨을 참고 산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지는 공연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음악. 교회. 일 외에는 아무런 추억이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숨을 참는 사람들아 숨 좀 쉬거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어제 저녁 '예배인도자'인 후배가 전화가 와서 다음주 포항으로 휴가를 가려고 하는데, 숙소를 알아봐줄수 있냐고 물어왔습니다. 

아직 휴가철이고 시일이 급해 방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어찌 어찌 숙소를 구했습니다. 

통화를 하면서 그 후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쉬지 않고 살았더니, 휴가를 어떻게 보내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네요."

늘 방학은 수련회 행사를 하다보면 끝나버렸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나도 그런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신혼여행도 제대로 가지 않았습니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쉰다는 것에 왠지모를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잠시 몇시간 쉬는 것은 맘 편히 받아들이지만, 하루 이상이 넘어가는 쉼은 선듯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그나마 몇해전부터는 조금씩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여유가 없습니다. 숨을 참는것에 너무 익숙해진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며칠전에는 미국의 찬양예배 실황을 우연히 보았는데, 이전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분위기인데, 너무 마음이 편하고 은혜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형식이 없지만 깊이있게 찬양하는 예배자들. 한 곡일뿐인데 특별한 짜임새도 없이 흘러가는대로 20분을 넘게 하는 찬양이였지만, 그들의 고백을 들을수 있었습니다. 

정해진 순서와 짜여진 연주에 익숙했던 내게는 스스로도 놀랄만한 변화였습니다. 


"나의 음악에 갇혀 너무 숨쉬지 않고 달려왔구나. 나의 신학에 갇혀 숨쉬지 못하고 살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좀 밀린 숨을 쉬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대단한 일을 할수 있을것이라는 생각도, 제때 숨을 쉬지 못한 조급함에서 나온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나는 다를거야' 라는 생각이 교만인 것을 알면서 열정이라고만 생각하고 숨을 참아 왔습니다.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해야 제때 숨 쉴수 있음을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일 중독'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밤새워 곡을 쓰고, 편곡하고, 설교를 준비하고, 그렇게 반복되는  삶이였습니다.

어느순간 문제가 생겼습니다. 지치지 않을 것 같았던 몸이 지치기 시작한것입니다. 숨이 모자란 것이지요.  


성도들의 삶에도 턱 밑까지 참고 있는 숨이 보입니다. 아버지로. 어머니로. 직장에서. 가정에서 숨을 참고 사는 성도들. 

교회에 와서도 숨을 쉬지 못하는. 


말씀안에 있는 답을 찾지 못하고, 알면서도 인정하지 못했던 것. 

이 땅에서 우리는 나그네입니다. 

힘들수도 있고, 즐거울수도 있는 우리는, 본향을 사모하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목숨걸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의 나라외에는 없습니다. 여행은 집으로 잘 돌아와야 여행입니다.

내뜻대로 되지 않아서, 더 숨을 참고 사는것이 아니라 제 때 숨을 쉬는것이 나그네의 삶입니다.  


좀 넉넉하게 숨을 쉴수 있는 본향을 향한 여행이 되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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