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태복음 11장 28절
40대 중반부터 시작된 노안이 점점 더 심해집니다.
신기한 것이 서서히 심해지는게 아니라 어느 순간 보이던 것이 안보입니다.
요즘 설교할 때 돋보기를 끼면 원고는 잘 보이지만 성도가 안 보이고
그냥 안경을 끼면 성도가 안 보입니다.
귀도 점점 어두워집니다. 얼굴 보고 하는 대화가 아니면 잘 안 들립니다.
교회 차량을 운행하면서 뒤에서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면 거의 안 들립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제가 과묵한 줄 압니다. 물론 보통 사람들보다는 말을 적게 하는 편입니다.
말이라는 것이 많이 하면 꼭 실수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오랜 교회 사역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차라리 말을 적게 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하여간 원래 말이 적은데, 잘 들리지도 않으니 더 말을 안 하게 됩니다.
그래서 과묵하다는 오해를 받습니다. 과묵한 것이 아닙니다.
대화가 잘 안 들려서 운전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편한 것도 있습니다.
잘 듣는 것은 중요하지만 굳이 듣지 않아도 될 이야기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귀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들어야 할 말을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듣지 말아야 할 말은 안 듣는 것이 좋습니다.
듣고 난 후에도 특별한 대화가 아니면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잊는 것이 좋습니다.
종종 대화를 한 후에 전화가 와서 그 말은 잘못 말한 것 같다고 정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분위기에 휩쓸려 말은 했지만 그 대화가 머리에 남아서 불편한 것입니다.
한번 입으로 나온 말은 해석되어 집니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행히 저는 정식으로 상담을 한 내용이 아니면 곧 잊어 버립니다.
잘 안보이고 들리지 않는 것이 불편하지만 그 이상은 아닙니다.
저는 나이가 드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좀 불편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믿음은 우리의 인생이 나그네인 것을 아는 것입니다.
좀 불편해도 고향 집이 다가오고 있으니,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 시간이 나가오는 것입니다.
그러니 나이 들고 불편한 것이 생기는 것을
너무 조급해 하지 말고 힘들어 하지 말고
여행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합시다.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운 사람들과 만나는 그 날이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