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죄인 살리신 > 목회 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목회 칼럼

나 같은 죄인 살리신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장태환목사
댓글 0건 조회 321회 작성일 23-05-23 18:21

본문


월요일이면 대구에 가든지, 처가인 군위에 갑니다. 월요일에 가지 못하면 주중에라도 잠시 갑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명절에 가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일이 있을때 찾아 뵈었지만, 2023년이 시작되면서 여러 상황들이 생겼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병원에서 장례를 준비하라고 할 만큼 병 환이 깊으셨다가 회복되는 중이고, 장인어른은 거동이 불가능해서 요양원에 들어가셨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연세가 90세이고 장인어른은 88세입니다. 

하루하루 하나님 나라의 소망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구의 아버지는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계시고, 장인어른은 앉아있는 것이 어려워 거의 누워계십니다. 

다행이 요양원이 잘 아시는 장로님이 운영하시는 곳이고, 주일 예배가 드려지는 곳이라 그 곳에서 신앙생활을 하십니다. 

몇 주 전만해도 면회를 가면 반가워하셨는데, 어제는 힘들어 하셨습니다. 침대에서 일어 날때의 통증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자주 보러 오지 말라고 하십니다. 코로나가 아니면 병실에서 면회를 하면 되는데, 휠체어를 타고 나오시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입니다. 


어제는 꿈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잠이 들면 꿈에서는 내가 발로 뛰어다닌다. 그런데 눈을 떠보면 꼼짝 할 수 없으니...”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말씀이였습니다. 

장인어른은 얼마나 건강하셨는지 모릅니다. 80이 넘어서도 농사를 부지런히 지으셨습니다. 

명절에 가면 새벽이면 일어나서 혼자 식사를 하시고는 논으로 밭으로 나가 버리십니다. 

그 작은 체구에 얼마나 부지런하신지. 그러면서 주일은 철저히 지키셨습니다. 

늦게 예수를 믿었지만, 그 길로 좋아하던 술을 끊으시고 그 전과는 다른 삶을 사셨습니다. 

장로라는 직분에 순수한 열정을 가지셨습니다. 순박한 시골 농사꾼의 열심이였습니다. 


요양원을 찾을때마다 헌금할 돈을  챙겨 오라고 하십니다. 요양원에서 드리는 예배에 헌금시간이 있습니다. 

하시는 분들도 있고 안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시는 분들도 보통 2천원 정도 하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만원 이상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요양사분이 그렇게 안 하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려도 


“그래도 내가 장로인데, 없으면 몰라도 그렇게 하면 안된다.” 하십니다. 


요양원에서 모아지는 헌금은 따로 필요한 이웃을 돕는곳에 쓰여진다고 합니다. 

늘 장모님에게 묻는 것은 나라에서 나오는 노령연금에서 십일조를 잘하고 있냐고 묻습니다. 

안 그래도 형편이 어려운 시골교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마음을 쓰고 계십니다. 

어쩌면 목회를 하는 두 사위를 생각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랫동안 나가지 못한 시골교회의 형편도 빠지지 않고 묻습니다. 

요양원에 누워서 하루에 4번 자녀들과 사위들의 교회를 위해 늘 기도한다고 말씀합니다. 

기도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기도라도 할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요양원에 가면 찬송을 드리고 제가 기도를 합니다. 늘 같은 찬송입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그 은혜 놀라워..” 


아내와 장모님과 함께 이 찬양을 하면 지나온 시간이 기억되며, 눈물의 예배가 됩니다. 

사위목사가 오면 꼭 기도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십니다. 그 어느때보다 간절한 예배의 시간입니다. 

예수님의 비유처럼 오늘 저녁에라도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찬양, 마지막 기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인간의 삶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인생을 시작하는 아기가 있고, 초등학교 가방을 들고 가는 아이가 있고, 사춘기 아이들이 있고, 청년들이, 장년들이, 그리고 죽음을 바로 앞에 둔 노인의 삶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타인의 인생을 통해 개인을 삶을 교훈하십니다. 나의 길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2023년이 시작되며 개인적인 생각의 변화들도 많았습니다. 

밤 새워 쉬지 않고 뭔가를 하고 성과에 만족하며 살았던 시간을 돌아보며, 부모님들의 죽음을 앞둔 삶을 지켜보며, 정말 중요한 것은 지나간 시간의 만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병실에 누워서 몸 하나 가눌 수 없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예배입니다. 찬양이고, 기도이며, 말씀의 묵상입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내 삶에 잠잠히 스며드는 말씀의 은혜가, 이 땅의 삶과 하나님의 나라를 이어주는 길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졌습니다


10여년 전에 대구 아버지께서 함께 동역을 했던 장로님의 임종예배를 인도하시며, 한 때는 의견이 달라 관계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이제 하나님의 나라에서 만나자" 며, 떠나보내는 마음의 슬픔을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원수처럼 척을 진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늘 늦게 깨닫는 것은 우리의 연약함입니다.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되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미련을 두지 말자. 

내가 못하는 것은 더 잘하는 이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루어가실 것이다. 

서른다섯에 목사안수를 받았으니 은퇴까지 생각하면 거의 절반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내려 놓을 것은 빨리 내려놓고, 미뤄왔던 것들은 조금씩 시작하고, 힘에 부대끼는 일들에 대해서는 욕심을 좀 내려놓고 하나님께서 이끌어가는 대로 기대해보자.   


“거기서 우리 영원히 주님의 은혜로 해처럼 밝게 살면서 주 찬양 하리라”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지만 4절까지 부르시는 장인어른의 찬양을 들으며, 언젠가 나도 저 자리에서 찬양을 해야 할 때, 

기쁨으로 찬양할수 있기를 바라며, 주시는 하루의 삶에 조급함을 버리고 감사함으로 인내하며 살아야겠다 그렇게 다짐합니다. 


우리의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지나간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보여주는 어른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총 101건 / 1 페이지
목회 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01 장태환목사 36 04-09
100 장태환목사 58 03-21
99 장태환목사 72 03-14
98 장태환목사 69 03-11
97 장태환목사 96 02-19
96 장태환목사 102 02-10
95 장태환목사 146 01-23
94 장태환목사 137 01-13
93 장태환목사 138 12-30
92 장태환목사 175 12-14
91 장태환목사 124 12-08
90 장태환목사 192 11-28
89 장태환목사 148 11-22
88 장태환목사 164 11-17
87 장태환목사 196 11-03

검색


접속자집계

오늘
14
어제
262
최대
1,298
전체
189,819
Copyright © www.malchan.kr All rights reserved.